구럼비 발파 강행... 가장 MB스러웠다
페이지 정보
본문
구럼비 발파 강행... 가장 MB스러웠다
입력 2012-03-21 22:07:14 수정 2012-03-22 08:31:36

제주 해군기지 사업은 강정마을 선정부터 공사 과정까지 소통없는 일방통행의 연속이었다. 강정마을이 제주해군기지 예정지로 선정된 지난 2007년부터 마을 주민들은 선정 과정의 부당함, 제주 해군기지 설계 과정에서 부적절함 등을 내세워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벌였지만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해군기지 건설을 막으려는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의 투쟁은 눈물겨웠다. 지난 2007~2008년 주민들은 제주 시가지에서 온 몸에 물집이 생기는 것을 감수하며 삼보일배와 도보순례를 벌였다. 김태환 전 제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도 추진했다.
평화롭던 마을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해군기지 찬성측과 반대측으로 나뉘면서 갈등이 일어났다. 해군기지를 반대한 주민은 찬성측 주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 와중에 강제 토지수용에 들어가면서 “이제 해군기지 건설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자포자기하는 주민들도 늘어났다.
주민들이 외롭게 투쟁하던 강정마을에 평화활동가들이 찾아온 것은 2010년 무렵이었다. 천주교 문정현 신부는 강정마을로 주소를 옮겼으며 노벨평화상 후보인 영국의 평화활동가 앤지 젤터도 강정마을에 거주하며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벌였다. 통합진보당 현애자 전 의원은 온몸에 쇠사슬을 휘감고 공사를 저지했으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된 양윤모씨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외치며 옥중에서 59일간 단식하기도 했다.
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이 투쟁을 벌이자, 정치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야5당으로 구성된 제주해군기지조사단은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재검토를 촉구했고 국회는 여야 합의로 제주 해군기지 관련 예산을 정부 원안인 1327억원에서 43억원으로 대거 삭감시키며 사실상 공사를 중단시켰다.
그러나 MB정부는 변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2011년 집행되지 않은 국방부 예산 1084억원을 활용해 기지 건설에 들어갔다. 주민들의 반대 속에 강정마을 일대에 공사장 펜스를 쳤던 MB정부는 화약운반에 대한 승인이 떨어졌던 지난 6일 이후 구럼비 일대를 하나둘씩 파괴시켜 나갔다.
최근에는 제주도가 “15만t급 크루즈 선박 2척이 접안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나올 때까지 공사 정지 명령을 검토한다”며 청문 절차에 들어갔지만 정부는 청문이 진행중인 상황에서도 구럼비 바위에 대한 폭파를 감행했다.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이 제주도를 방문해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지 5시간만에 진행한 전격적인 발파 작업이었다.
구럼비 바위가 산산조각인 상황에서도 주민들은 투쟁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강정마을회 조경철 부회장은 “청문 과정에서도 정부가 구럼비 바위를 파괴한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억장이 무너진다. 정부가 앞으로도 강행을 할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해 기지 건설을 막겠다”고 말했다.
정혜규 기자jhk@vop.co.kr
Copyrights ⓒ 민중의소리 & vop.co
댓글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