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_ 백석 > 취미/유머

본문 바로가기
안티바이블
 


취미/유머

취미 |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_ 백석
작성자 :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3-13 23:36 조회106회 댓글0건 

본문

갈매나무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_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삭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불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밖에 나가디두 않구 자리에 누어서,
머리에 손깍지벼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게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여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턴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내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어 오는데 아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54건 1 페이지
취미/유머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54 취미 산중문답 / 조지훈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09 87
653 취미 그 달을 떠서 찻잔에 담고 / 초의선사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09 78
652 취미 밥그릇 경전 / 이덕규 인기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7 120
651 취미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 폴발레리 인기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7 117
650 취미 혈루 인기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7 106
649 취미 가을에 / 기형도 첨부파일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7 98
648 취미 人生이란 / 한용운 인기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4 117
647 취미 만술 아비의 축문(祝文) - 박목월 인기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4 208
646 취미 휴거를 기다리는 사람들 / 법정스님 인기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3 102
645 취미 진정한 인간의 길 / 법정스님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3 98
열람중 취미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_ 백석 인기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13 107
643 취미 시인은 불자 이여야한다 인기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0 367
642 유머 내가 이동네 짱인데... 인기글 사람답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24 627
641 유머 한글패치 가격 인기글 사람답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3-23 672
640 유머 개들을 때려라. 소송비는 내가 다 내마. 인기글 사람답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2-24 718
639 유머 마마(엄마) 해봐~~ 인기글 사람답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2-20 836
638 유머 아주 좋아, 자연스러웠어..ㅋㅋ 인기글 사람답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2-16 634
637 유머 사고싶은 바지 인기글 사람답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2-16 438
636 유머 ㅋㅋㅋ... 인기글 사람답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5 649
635 유머 "없다" 시리즈. 인기글 사람답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26 931
634 유머 우린 전부 간첩이었군. 인기글 사람답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17 1065
633 유머 한국의 거짓말 top 15 인기글 사람답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31 1248
632 취미 나무 물고기 / 차창룡 인기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30 1205
631 취미 시인은 불자 이여야한다 인기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5-16 1376
630 취미 三流詩人 / 林步 인기글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29 1346
게시물 검색
 
X

Login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많은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ID:
Password:


방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포인트:5점)
투표인 : 656명
투표시작 : 2016년 05월 30일

 • Today : 41
 • Yesterday : 233
 • Maximum : 2,267
 • Total : 820,297



최근게시물 : 0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