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톱니바퀴의 법칙 / 최승헌
본문
톱니바퀴의 법칙 / 최승헌
한 길을 보고, 평행으로 간다는 건
사랑의 방식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일정한 간격으로 맞물려가다가도
자존심과 질투로 그 속도를 놓쳐버린다면
더 이상 따라붙어도 소용없는
공회전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억겁의 세월을 돌고 돌아도 사라지지 않는 것에 대해
함부로 사랑이라고 말 하진 않겠다
당신과 내가 어디 한번이라도 제대로 맞물려서
뜨겁게 돌아가 본 적이 있던가
우리가 조합했던 것은 날카로운 이빨의 부딪침과
살 속에 박히던 공허한 열정들에 대한 기억 뿐,
당신과 내 말 속에 숨어있는 뼈대가 어긋나듯
서로 처박힐 곳이 달랐다
서둘러 단정 짓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오는 법칙처럼
내가 바라본 건 당신의 뒤통수가 아니라
이골 나도록 질주해온 사랑의 속도였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