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 / 혼불 중,,, > 취미/문학/유머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뒤로가기 취미/문학/유머

문학 최명희 / 혼불 중,,,

본문


 

최명희 / '혼불' 중에서


수심(愁心)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가을은 나그네가 먼저 듣는다 하고,

가을바람에 마음 놀란 나그네,

 

아득히 처자를 그려 편지를 쓴다 하는

이런 밤에는,

 

굳이 나그네가 아니어도

잠들기란 어려울 것이다.

 

잎 지는 소리가 깨워놓은

수심을 재우려고,

 

 

외로운 베개를 돋우 괴고

몸을 뒤척이는 소리가 버스럭, 버스럭,

 

마른 낙엽처럼 가슴에 부셔질 때,

달이나 보자하고 홀연 영창을 열면,

 

 

아아, 언제 저토록 서리가 내렸는가,

순간 놀라게 한다.

 

 마루와 댓돌과 뜰에,

시리도록 싸늘히 깔린 달빛의

희고도 푸른 서슬은 영락없는 서리여서,

 

 

몇 번을 다시 보게 하는 것이다.

밟으면 검은 발자국 묻어 날 것 같아

차마 밟지 못하고 멀리 눈을 들면,

 

기러기 울음 흐르는 하늘에 달 하나,

서리 빗긴 상월(霜月)이

처연히 떠있는 것이다.

 

댓글목록 1

눈사람님의 댓글

no_profile 눈사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혼불!

생주이멸하는 것 중에 가장 순도 높고 아름다운 말.

전체 770건 24 페이지
게시물 검색
Copyright © 2010-2021
antibible.co.kr./antibible.kr.
All rights reserved.
 
• 안티바이블 •

• 본 사이트에 게재 된 이메일 주소가 자동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거하여
처벌 될 수 있습니다.
 
• 본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와 컨텐츠(이미지, 게시글등)는 사이트의 재산이며,
저작권과 상표권을 규율하는 관계 법률들에 의거하여
보호 받습니다.

PC 버전으로 보기